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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이 별로 없었다. 남편과의 문제. 그것을 매듭짓지 않고는 하 덧글 0 | 조회 178 | 2021-05-06 22:51:31
최동민  
시간이 별로 없었다. 남편과의 문제. 그것을 매듭짓지 않고는 하이드라를 이길 수 없었다. 모든 것은 남편과의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고 하이드라라는 의심의 괴물은 우리들 사이의 사랑에서 고개를 든 놈이기 때문이다. 그리고 저 의사라는 작자는 간신히 얻어진 내 안정을 다시 치료라는 명목하에 빼앗아 가버릴 지도 몰랐다. 그러면 나는 패배다. 그 이외의 것은 있을 수가 없었다. 서둘러야 했다.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렴.남편의 면도기는 날을 갈아끼워야 하는 구식이었으니까. 그리고 카나리아를 대하는 그 모습으로 볼 때, 남편이 카나리아의 목을 비틀어 댔다고는 절대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. 그리고 침실의 칼, 욕실에 쓰러져 있던 내 몸. 모두 아니었다.나는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았다.괴물이 시키는 대로 하기는 싫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. 미친 듯 몸을 돌려 벼랑 길을 아슬아슬하게 뛰어 달린다. 감감히 뒤를 돌아보았으나 그 괴물은 아직도 처음과 같은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. 괴물의 대가리들이 하늘로 솟구치며 미친 것처럼 웃어댄다.그 이. 그 이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 말인가? 도대체 또 무슨 이유로 무슨 일이 있었기에.간호사의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가는 것 같다. 언뜻 올려다보니 얼굴이 붓고 피까지 흐르고 있다. 내가 좀 심했나? 그러나 할 수 없다. 좀 아프기는 하겠지만 죽은 것은 아니고, 또 언제 정신을 차릴 지 모른다. 간호사의 손에는 아직 진정제 주사기가 꽉 잡혀 있다. 그것을 빼앗아서 됐다. 나 대신 이 간호사가 잘 잠들어 있어 줄 것이다 그러나 옷은 필요하다.괜찮아. 나는 괜찮아 당신만 괜찮다면. 나는.피곤을 지워보려고 화장실로 가서 거울에 얼굴을 비추어 본다. 그야말로 세상 갈 데까지 다 가본 듯, 피곤에 지쳐보이는 여자 하나가 거기에 서 있다.의사를 속이려고 할 필요는 없다. 거짓은 옳은 일이 아니니까. 다만 나는 그에게 구태여 진실을 설명해주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. 의사는 나에게 이상이 있다고 여기고 있고 상상을 초월한 여러가지 일들을 당하여 내가 제
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렴.어느새 괴물이 내 뒤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. 주변은 어둠에서 붉은 핏빛으로 가득하다. 괴물의 대가리들은 시뻘건 안개를 입에서 토해내고 있다.6월 2일그런데 손가락 끝이 얼얼한 것을 느꼈다.그러나 내가 채 시어머님의 환심을 사기도 전에 시어머님은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고, 나는 그 때 하필이면 당시 다니던 직장일 때문에 며칠 동안 연수를 받고 오는 바람에 장례식이 끝난 이후에 조그마한 삼베 리본을 달고 있는 그이밖에는 만날 수 없었다.아아. 나는 담임선생의 발에 걷어 차이고 책상 밖으로 끌어내어졌다. 나가야 했다. 그리고지금도.지금도. 아,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더라.발목이 아프다. 아파도 이건 너무 심하게 아프다. 일어설 수도 없고 그냥 차라리 까무라쳐 버렸으면 좋겠다. 그런데도 그럴 수는 없다. 등뒤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온다.으아아앗!옆에 서 있던 난로가 연기를 푹푹 토하면서 뒤뚱거리며 다가온다. 눈을 감을 수가 없다. 눈을 감는다고 생각해도 주변의 모든 것은 그대로 보인다. 몸 주변에 뜨거운 열기가 확확 끼치면서 카나리아가 웃는 소리가 들린다.그러면 남편이 내가 정신을 잃은 동안 어떤 짓을 했다는 말인가? 차라리 그냥 고히 죽여없앨 것이지. 나에게 더욱 더 고통을 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란 말인가? 도대체 알 수가 없다. 혼돈. 그리고 무서움. 아무것도 알 수가 없는 것 같은 불확실성만이 내가 있는 전 세계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 같았다.모든 것을 잊고. 그 때는 정말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. 그리고 그 전에는 우리 둘은 석양빛 속에서 마주 보고 있었다. 짐승같이 웅크리고 발톱을 세운 나를 남편은 자신의 눈물로 포근히 도닥거려 줄 수 있었다. 그것도 연기였을까?더 달려가! 더 달려가 봐!남편의 목소리는 낮고 울림이 있다. 그러나 이 목소리는 톤이 높고 날카롭다. 다른 사람의 목소리. 아니 이게 무얼까? 도대체 누가 이 침실에 있다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단 말인가? 그러나 결코 귀에 거슬리는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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